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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채원연구소공감]대표 :: 세종이야기꾼 :: 실록연구자 :: 소통 디자이너 :: 010-8014-7726 :: chewonoh@gmail.com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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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에는 임진왜란 때에 왜군을 피해 실록을 숨겨놓았던 암자가 세 곳이 있다.

용굴암, 은적암, 비래암.

관련 스토리를 접하고는 부르르 열정이 끓어올라, 실록 이안(移安) 과정의 연구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올 1월에, 세 곳 중 하나인 그리고 유일하게 접근로가 공개돼 있는 용굴암 답사를 시도했다.

그.러.나. 낙석의 위험 탓에 눈물을 머금고 통제선 근처에서 바라만 보다 왔다.

 

4개월 후인, 올 5월에 재도전!

감사하게도 좋은 날씨 속에 용굴암 답사에 성공했고, 천우신조로 이안 사적지의 발굴을 담당한 전문가도 만났다.

반년을 별러, 이달에는 그 전문가 분의 안내를 받으며 용굴암 뿐 아니라,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은적암과 비래암까지 답사하기로 되어 있었다.

내일이 바로 그 날!

그.런.데. 오늘 아침에 그 전문가 분께 문자를 받았다.

 

"어제 비가 솔찮이 오고, 오늘 아침에는 눈발이 날렸답니다. 용굴암은 가능하지만 나머지 2곳은 위험. 다 보려면 다음 기회를 봐야할 듯."

 

아아. 연애보다 더 애태우는 이노무 답사.

내 마음을 한 번에 허락해주질 않는 나쁜 남자와 같구나.

언제 또 님을 볼 수 있을꼬 ㅜ.ㅜ



Posted by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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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 캐럴(헬렌 헌트)이 멜빈(잭 니컬슨)에게 칭찬 한 마디 해보라고 하자, 멜빈이 끙끙대다가 한 말,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여기에서 알 수 있는 몇 가지 :


1. 남자에게는 칭찬하는 것이 중노동이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가 칭찬으로서, 자신에 대한 존중을 확인시켜주길 여자는 바란다.


3. 마음만으론 관계가 유지 그리고 발전되기 힘들다. 특히 여자는 마음을 말로 표현해주기를 바란다.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의 대사 "여자는 짐작만으로 움직이지 않아요." 에서 볼 수 있듯, 남자가 상대에게 품은 감정을 확실한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둘 사이에서 공증과 같은 효력이 있다.


4. 누군가가 여자에게 '당신을 위해(or 당신의 마음을 얻기 위해),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면, 웬만한 여자들은 그를 감싸 안아줄 것이다. 연인 관계가 아니더라도.


경청도 습관이고, 메모도 습관이다.
즉, 훈련에 의해 몸에 익게 만들 수 있다.
표현 또한 그러하다.
주변 사람들에게 입이 비뚤어지고 귀가 닳을 만큼 표현하고 살자.



Posted by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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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사랑방에서 발표한 내용. <세종 유통분(流通分 경전의 결론부분으로 기독교의 복음과 유사함)> 시간)



정조실록에 조선시대 글자체의 계보가 기록되어 있다(정조 20/12/15).

* 태종 : 주자소(鑄字所)를 궁중에 설치하고 처음으로 글자를 주조. 조선 최초의 구리 활자인 계미자(1403년).

* 세종 : 경자자(庚子字1420년)·갑인자(甲寅字1434년)

* 문종 : 임신자(壬申字1452년)

* 세조 : 을해자(乙亥字1455년)·을유자(乙酉字1465년)

* 성종 : 신묘자(辛卯字=갑진자1484년)·계유자(癸酉字)

* 정조 : 정유자(丁酉字1777년),《정리의궤(整理儀軌)》를 편찬하려고 주조한 정리자(整理字1795년).

 

글자체는 대체로 지은 해의 간지를 따서 명명한다(정리자만 주조의 목적을 밝힌 명명).

현대의 유명 글자체인 안상수체(안상수 디자인), 공한체(공병우, 한재준 디자인)는 일종의 실명제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안상수체를 조선식으로 명명했다면, 세상에 나온 1985년이 을축년(乙丑年)이므로 '을축자'가 되었을 것이다.

아울러 공한체는 1989년인 기사년(己巳年)에 지었으니 '기사자'가 되었을 것이다.

 

왜 글자체를 디자인했을까?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그 뿐일까?

현대식으로 말하면 국민윤리 교과서인《삼강행실三綱行實》반포 교서에서 그 힌트를 찾았다.

 

세종은 갑인자 주조 3개월 전에《삼강행실》의 인쇄, 반포, 가르치도록 하는 교서를 반포한다.

“모두 자기의 도리를 다하게 되어, 사람들은 의리를 알고 스스로 새롭게 하려는 뜻을 진작(振作)할 것이니, 교화(敎化)가 행하여지고 풍속이 아름다와져서 더욱 지치(至治)의 세상(유교문화권의 유토피아)에 이르게 될 것이다.” (세종 16/4/27)

 

국가 비전의 실행방법으로 삼강행실을 배포하려 하나 인쇄의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기존의 활자체를 보완하여 갑인자를 주조한다.

갑인자는 다음과 같은 획기적인 활자체였다.


"이전에는 겨우 두어 장만 박으면 글자가 옮겨 쏠리고 많이 비뚤어졌는데, 갑인자는 하루에 박은 바가 40여 장[紙]에 이르니, 자체(字體)가 깨끗하고 바르며, 일하기의 쉬움이 예전에 비하여 갑절이나 되었다." (세종 16/7/2)

 

세종은 드디어 갑인자 주조 4개월 후에 "《삼강행실(三綱行實)》을 종친(宗親)과 신하들에게 내려 주고, 또 여러 도(道)에 내려주었다." (세종 16/11/24)

 

세종은 왜 글자체를 디자인했을까? 

잘 디자인된 글자체는 글자에 담긴 생각이 책과 잘 소통할 수 있도록, 그리고 세상과 잘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글을 읽는 행위는 개인과 사회를 성장시킨다. 

궁극적으로 글자 뿐 아니라, 글자체 또한 사람들을 더 나은 세상으로 이끈다. 

글자체는 사람들에게 날개를 달아준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디자이너'만이 디자이너일까? 

우리는 모두 삶을 디자인하고, 다른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일을 하는 디자이너이다. 

각자 분야에서 세상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을 하자.


* 세종의 인쇄, 책을 통한 교화 노력 

(세종 5/8/2) 통감속편을 문신에게 나누어 주다

(세종 6/1/11) 대소 문신에게 주자소에서 인쇄한 《송파방》 한 부씩을 내려 주다

(세종 6/2/14) 주자소에서 인쇄한 《대학대전》 50여 벌을 문신에게 나누어 주다

(세종 7/1/17) 주자소에서 인쇄한 장자를 문신들에게 나누어 주다

(세종 9/3/23) 주자소에서 인쇄한 《당률소의》를 중외의 관원에게 나누어 주다

(세종 10/9/8)《집성소학》을 주자소에 내려 인쇄하게 하다

(세종 11/3/22)《효경》을 주자소로 하여금 인쇄하여 반포하게 하다

(세종 11/5/16)《농사직설》의 서문

(세종 13/5/11)《직지방》·《상한류서》 등의 의학서를 인쇄하여 보급하게 하다

(세종 15/1/4) 황희 등이 새로 편찬한 《경제속육전》을 올리니, 주자소에서 인쇄하기를 명하다

(세종 15/7/18) 병조에서 진법과 진도를 인쇄 반포하여 군사들로 하여금 연습하게 할 것을 아뢰다

(세종 15/10/28) 술에 대한 폐해와 훈계를 담은 내용의 글을 주자소에서 인쇄하여 반포하게 하다

(세종 16/3/5)《태산요록》을 편찬하고 인쇄하여 반포케 하다

(세종 16/6/21) 주자소에서 인행한 노걸대·박통사를 승문원·사역원에 나누어 주다

(세종 16/7/2) 지중추원사 이천에게 주자를 만들어 책을 박도록 하다

(세종 17/10/25) 중국의 서적을 각 고을에 보내다

(세종 18/1/29) 이백의 시집을 5품 이상의 관원에게 나누어 주다

(세종 18/4/4) 주자소로 하여금 역사서를 박아내게 하다

(세종 22/6/26) 주자소에 명하여 《국어》·《음의》를 펴내게 하다

(세종 26/7/1) 예조에서 병서를 베껴서 평안 함길도에 보낼 것을 아뢰다

Posted by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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