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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채원연구소공감]대표 :: 세종이야기꾼 :: 실록연구자 :: 소통 디자이너 :: 010-8014-7726 :: chewonoh@gmail.com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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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사랑방에서 발표한 내용. <세종 유통분(流通分 경전의 결론부분으로 기독교의 복음과 유사함)> 시간)



정조실록에 조선시대 글자체의 계보가 기록되어 있다(정조 20/12/15).

* 태종 : 주자소(鑄字所)를 궁중에 설치하고 처음으로 글자를 주조. 조선 최초의 구리 활자인 계미자(1403년).

* 세종 : 경자자(庚子字1420년)·갑인자(甲寅字1434년)

* 문종 : 임신자(壬申字1452년)

* 세조 : 을해자(乙亥字1455년)·을유자(乙酉字1465년)

* 성종 : 신묘자(辛卯字=갑진자1484년)·계유자(癸酉字)

* 정조 : 정유자(丁酉字1777년),《정리의궤(整理儀軌)》를 편찬하려고 주조한 정리자(整理字1795년).

 

글자체는 대체로 지은 해의 간지를 따서 명명한다(정리자만 주조의 목적을 밝힌 명명).

현대의 유명 글자체인 안상수체(안상수 디자인), 공한체(공병우, 한재준 디자인)는 일종의 실명제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안상수체를 조선식으로 명명했다면, 세상에 나온 1985년이 을축년(乙丑年)이므로 '을축자'가 되었을 것이다.

아울러 공한체는 1989년인 기사년(己巳年)에 지었으니 '기사자'가 되었을 것이다.

 

왜 글자체를 디자인했을까?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그 뿐일까?

현대식으로 말하면 국민윤리 교과서인《삼강행실三綱行實》반포 교서에서 그 힌트를 찾았다.

 

세종은 갑인자 주조 3개월 전에《삼강행실》의 인쇄, 반포, 가르치도록 하는 교서를 반포한다.

“모두 자기의 도리를 다하게 되어, 사람들은 의리를 알고 스스로 새롭게 하려는 뜻을 진작(振作)할 것이니, 교화(敎化)가 행하여지고 풍속이 아름다와져서 더욱 지치(至治)의 세상(유교문화권의 유토피아)에 이르게 될 것이다.” (세종 16/4/27)

 

국가 비전의 실행방법으로 삼강행실을 배포하려 하나 인쇄의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기존의 활자체를 보완하여 갑인자를 주조한다.

갑인자는 다음과 같은 획기적인 활자체였다.


"이전에는 겨우 두어 장만 박으면 글자가 옮겨 쏠리고 많이 비뚤어졌는데, 갑인자는 하루에 박은 바가 40여 장[紙]에 이르니, 자체(字體)가 깨끗하고 바르며, 일하기의 쉬움이 예전에 비하여 갑절이나 되었다." (세종 16/7/2)

 

세종은 드디어 갑인자 주조 4개월 후에 "《삼강행실(三綱行實)》을 종친(宗親)과 신하들에게 내려 주고, 또 여러 도(道)에 내려주었다." (세종 16/11/24)

 

세종은 왜 글자체를 디자인했을까? 

잘 디자인된 글자체는 글자에 담긴 생각이 책과 잘 소통할 수 있도록, 그리고 세상과 잘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글을 읽는 행위는 개인과 사회를 성장시킨다. 

궁극적으로 글자 뿐 아니라, 글자체 또한 사람들을 더 나은 세상으로 이끈다. 

글자체는 사람들에게 날개를 달아준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디자이너'만이 디자이너일까? 

우리는 모두 삶을 디자인하고, 다른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일을 하는 디자이너이다. 

각자 분야에서 세상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을 하자.


* 세종의 인쇄, 책을 통한 교화 노력 

(세종 5/8/2) 통감속편을 문신에게 나누어 주다

(세종 6/1/11) 대소 문신에게 주자소에서 인쇄한 《송파방》 한 부씩을 내려 주다

(세종 6/2/14) 주자소에서 인쇄한 《대학대전》 50여 벌을 문신에게 나누어 주다

(세종 7/1/17) 주자소에서 인쇄한 장자를 문신들에게 나누어 주다

(세종 9/3/23) 주자소에서 인쇄한 《당률소의》를 중외의 관원에게 나누어 주다

(세종 10/9/8)《집성소학》을 주자소에 내려 인쇄하게 하다

(세종 11/3/22)《효경》을 주자소로 하여금 인쇄하여 반포하게 하다

(세종 11/5/16)《농사직설》의 서문

(세종 13/5/11)《직지방》·《상한류서》 등의 의학서를 인쇄하여 보급하게 하다

(세종 15/1/4) 황희 등이 새로 편찬한 《경제속육전》을 올리니, 주자소에서 인쇄하기를 명하다

(세종 15/7/18) 병조에서 진법과 진도를 인쇄 반포하여 군사들로 하여금 연습하게 할 것을 아뢰다

(세종 15/10/28) 술에 대한 폐해와 훈계를 담은 내용의 글을 주자소에서 인쇄하여 반포하게 하다

(세종 16/3/5)《태산요록》을 편찬하고 인쇄하여 반포케 하다

(세종 16/6/21) 주자소에서 인행한 노걸대·박통사를 승문원·사역원에 나누어 주다

(세종 16/7/2) 지중추원사 이천에게 주자를 만들어 책을 박도록 하다

(세종 17/10/25) 중국의 서적을 각 고을에 보내다

(세종 18/1/29) 이백의 시집을 5품 이상의 관원에게 나누어 주다

(세종 18/4/4) 주자소로 하여금 역사서를 박아내게 하다

(세종 22/6/26) 주자소에 명하여 《국어》·《음의》를 펴내게 하다

(세종 26/7/1) 예조에서 병서를 베껴서 평안 함길도에 보낼 것을 아뢰다

Posted by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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