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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채원연구소공감]대표 :: 세종이야기꾼 :: 실록연구자 :: 소통 디자이너 :: 010-8014-7726 :: chewonoh@gmail.com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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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실록공감에서는 세종 재위 16년을 다루었다.
매년 가뭄, 건강, 외교, 국방 등의 다양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급무와 선무를 구분하며 차근차근 성과를 내가는 그의 모습에 우리는 대견함과 부러움을 표했다.
이번에 접한 성과 중 하나는 자격루.
'스스로 치는 물시계[自擊漏]'라는 이름의 이 자동시계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였다.


"제왕의 정치는 때를 조화하게 하고, 날을 바르게 하는 것보다 중함이 없고 -중략- 천년의 긴 세월은 일각(一刻, 15분)의 틀리지 아니함에서 비롯하고, 모든 공적의 빛남은 촌음(寸陰, 짧은 시간)을 헛되게 하지 아니하는 데에 말미암는 까닭으로, 역대의 성신(聖神)들이 하늘에 순응하여 나와서 다스리되, 여기에 삼가지 않음이 없었다. -중략- 우리 동쪽 나라도 옛 제도가 허술하더니, 크나큰 이 제도를 비로소 만드셨네. -중략- 보는 이가 감탄하네. 거룩할사, 이 제도는 하늘 따라 법 만드니, 천지조화 짝지어서 범위가 틀림 없네. 적은 시각 아껴 써서 모든 공적 빛났도다. 그 나라에 사는 백성 스스로 감화하여 어기지 아니하네. 표준을 세우고서 무궁토록 보이도다." 

(세종실록 16년 7월 1일, 자격루 제작의 취지)


안타깝게도 세종 당시의 제작품들은 모두 유실되었으며, 이후 중종 때 개량한 것이 덕수궁에, 2000년대에 남문현 교수님이 복원한 것이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책 소개!
세계적인 과학사가 조셉 니덤의 저작 《조선의 서운관》에는 자격루를 비롯한 조선 천문의기 및 시계의 세계사적 의의가 기록되어 있다.


Posted by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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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6개월간 달려온 연구용역이 드디어 어제로 끄읕.
그간 왕릉들 답사를 몇번 다녀왔는지 모른다.
도시락 회의는 또 몇번이나...
덕분에 세종 이외의 다른 왕들, 전통문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에 대해 연구하게 되었다.
아울러 새로운 강의와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도 축적하고.

<조선왕릉 콘텐츠활용 용역 결과보고회>까지 달려온 팀원들 모두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 관련 기사 :

http://www.fnnews.com/news/201602051531356277



Posted by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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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록공감 10_세종과 건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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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共享生生之樂, 세종실록 24년 1월 7일]

세종과 더불어, ‘나와 다른 당신’과 공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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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위 13년째 해인 1431년의 초가을. 세종이 고백합니다.


"내가 풍질風疾을 얻은 까닭을 경(비서 김종서)은 알지 못할 것이다. 저번에 경복궁에 있을 때 한창 더운 여름철이었는데, 한낮에 잠시 이층에 올라가서 창문 앞에 누워 잠깐 잠이 들었더니, 갑자기 두 어깨 사이가 찌르는 듯이 아팠는데 이튿날에는 다시 회복되었다. 그러더니 4, 5일을 지나서 또 찌르는 듯이 아프고 밤을 지나매 약간 부었다. 이 뒤로부터는 시도 때도 없이 발작하여, 어떤 때는 2, 3일을 지나고, 또 어떤 때는 6, 7일을 거르기도 하여 지금까지 끊이지 아니하여 드디어 묵은 병(숙질)이 되었다. 30살 전에 매던 띠[帶]가 모두 헐거워졌으니 이것으로 허리둘레가 줄어든 것을 알겠다. 내 나이가 33세인데 살쩍(관자놀이와 귀 사이에 난 머리털)의 터럭 두 가닥이 갑자기 세었으므로, 곁에 모시는 아이들이 놀라고 괴이하게 여겨 뽑고자 하기에, 내가 말리며 ‘병이 많은 탓이니 뽑지 말라.’고 하였다. 나의 쇠약함과 병이 전에 비하여 날마다 더욱 심해진다." (세종실록 13년 8월 18일)


강직성 척추염(척추관절염)으로 추측되는 ‘풍질’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 몸이 찌르듯이 아프고, 허리띠 구멍이 몇 개나 줄어들 만큼 살이 빠진데다, 갑자기 흰 머리가 생겨서 주변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30대 초반의 그는 쇠약해져 있었습니다.

그럴 수밖에요.

그는 13년간 한 국가를 책임지느라 ‘24시간이 모자라’게 살아온 걸요.


(세종은) 매일 사야(四夜, 오전 1-3시)면 (기상해) 옷을 입고, 날이 환하게 밝으면 조회를 받고, 다음에 정사를 보고, 다음에는 윤대輪對를 행하고, 다음 경연經筵에 나아가기를 한 번도 조금도 게으르지 않았다. (세종실록 32년 2월 17일)


위의 기사처럼, 세종은 깜깜한 새벽에 기상해서는 오전부터 회의, 보고, 면담 등 업무의 연속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게다가 세종 13년 당시, 명나라와의 외교 문제는 조선의 경제를 피폐하게 만들 위험성을 내포했고, 신하들은 뇌물 커넥션과 뒷배 봐주기 등 각종 비리로 얽혀 있었습니다.

심지어 비서라는 작자마저 그가 왜 아픈지 모르니, 이 고립무원孤立無援의 한 남자는 참 외롭습니다.


하버드 의대 연구팀의 조사에 의하면 국가통수권자는 일반인보다 노화 진행 속도가 빠르며, 심지어 수명이 약 3년 단축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대의 대통령들에게는 ‘대통령병’으로 불리는 ‘대통령 직무 스트레스’라는 직업병이 있습니다.

리더의 주요 덕목 중 하나가 바로 ‘자기 관리’입니다.

부족한 시간, 쏟아지는 업무, 중첩된 스트레스 속에서,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겠습니다.


* 참고문헌 :

1.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2. 미주중앙일보, 2015-12-16, 「서방 대통령·총리, 낙선자보다 3년 일찍 세상 뜬다」.

3. 신동아, 2009년 01월호, 「세종의 사인(死因)은 스트레스, 실명(失明)은 강직성 척추염 때문」.

4. 코메디닷컴, 2009-01-20, 「대통령 효과? 오바마 벌써 흰머리」.

5. 해럴드경제, 2016-12-24, 「개도 스트레스 받으면 ‘오바마’처럼 새치가 난다」.

6. SBS 뉴스, 2016-11-22, 「[취재파일] 대통령의 주름과 노화 속도」.


(사진 : SBS 뉴스)


Posted by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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