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오채원연구소공감]대표 :: 세종이야기꾼 :: 실록연구자 :: 소통 디자이너 :: 010-8014-7726 :: chewonoh@gmail.com 오채원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228)
오채원연구소공감 (60)
방송 (18)
실록공감 - 나와 세종을 실록實錄하다 (51)
세종 유통분流通分 (14)
소통 강의노트 (12)
전문강사 포럼 (7)
삶.사람.생각 (20)
실록 읽어주는 여자 (16)
문화 공감 (28)
Total
Today
Yesterday

'협곡회맹'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5.02.05 더 큰 사랑으로 대하겠습니다.

(이정현이 등장하는 장면은 많지 않은데, 우리나라 포스터에는 떡하니 투톱으로 등장한다.)



중국 중화TV에서 2011년에 방영한 드라마 <공자孔子>.

공자의 일대기를 비교적 충실하고 차분하게 그렸고 <논어論語>의 구절들을 군데군데 인용한 터라, <논어>를 읽으며 더불어 이 드라마를 보면 공부에 도움이 된다.

주윤발이 공자로 등장하는 영화 <공자-춘추전국시대>는 사실성보다 극적인 재미를 더 추구하지만, 이 역시 함께 보면 공자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좋은 듯하다.

드라마 <공자>에서는 환경에 순응적인 학자로서의 공자를 만난다면, 영화 <공자-춘추전국시대>에서는 전략적인 현실 정치가로서의 공자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총 35편에 달하는 드라마 <공자>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을 꼽는다면 협곡회맹[夾會盟]이다.

공자가 노나라에서 대사구大司寇(현재의 법무부장관)로 있던 기원전 500년(52세 때)에, 제나라가 노나라와의 국경에 위치한 협곡에서 동맹을 맺자고 제안을 해온다.

군사력이 우위에 있는 제나라의 제안이기에 노나라 왕은 끙끙대다 결국 협곡으로 가게 된다.

그 자리에서 제나라 왕은 노나라 왕을 무력으로 협박하나 공자가 덕으로 대응하여, 과거에 제나라가 빼앗아간 노나라 땅을 찾아오는 큰 외교적 성과를 거둔다.

회맹의 자리에서 공자가 <시경詩經>의 '모과[木瓜]'라는 노래를 백성들에게 부르게 하여, 제나라 왕을 부끄럽게 만든 것이 주효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드라마의 내용이다.)



投我以木瓜, (그녀가) 나에게 모과를 던져 주기에,

報之以瓊琚. 나는 아름다운 옥 노리개를 드렸습니다.

匪報也, 그것은 보답이 아니라,

永以爲好也. 오랫동안 좋은 사이가 되고 싶어서이지요.


投我以木桃, 나에게 복숭아를 던져 주기에,

報之以瓊瑤. 나는 아름다운 옥을 드렸습니다.

匪報也, 그것은 보답이 아니라,

永以爲好也. 오랫동안 좋은 사이가 되고 싶어서이지요.


投我以木李, 나에게 오얏을 던져 주기에,

報之以瓊玖. 나는 아름다운 패옥*을 드렸습니다.

匪報也, 그것은 보답이 아니라,

永以爲好也. 오랫동안 좋은 사이가 되고 싶어서이지요.



옛날 중국에서는 여성이 마음에 드는 남성에게 과일을 던졌다고 하는데, 그 풍속이 녹아 있는 시이다.

마치 요즘의 발렌타인데이에 여성이 초콜릿을 선물하면, 남성이 명품백으로 응하는 것과 비슷하려나?

상대가 내게 하찮은 물건을 주어도 나는 더 큰 사랑으로 대하겠다는 대인배의 마음, 드라마에서 공자는 이것을 외교적 수사로 활용한 것이다.

'당신이 나를 공격하려 해도 나는 맞서지 않을 거예요. 우리 잘 지냅시다.'

지금 우리네 삶에서도 약자가 강자에게 이렇게 손을 내민다면, '호구'로 전락하지 않고 잘 지낼 수 있을까?

이성 관계에서 더 좋아하는 사람이 덜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손을 내민다면, '어장관리' 당하는 1인이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35편을 다 보고 나니, 이제 95편짜리 삼국지 드라마 <신삼국新三國>이 기다리고 있구나 ㅜ.ㅜ )



영친왕비 패옥

(출처 : 국립고궁박물관)


* 패옥佩玉 : 옛날 중국에서는 남자가 허리띠에 손수건, 칼, 부싯돌, 필통, 옥 등을 달고 다녔는데, 이 옥을 패옥이라 한다.

'삶.사람.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화  (0) 2015.08.29
다른 사람들끼리 살아가는 법  (0) 2015.02.19
천둥벌거숭이에게 고함  (0) 2015.01.13
눈과 귀가 먼, 우물 안 개구리  (0) 2014.12.10
음식에도 세월이 주는 공부가 필요하다.  (0) 2014.11.20
Posted by 오채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