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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채원연구소공감]대표 :: 세종이야기꾼 :: 실록연구자 :: 소통 디자이너 :: 010-8014-7726 :: chewonoh@gmail.com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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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의 공식 일정을 오늘 마쳤다.

그리고는 방앗간에 들러 티라미수와 밀크티 달달 만찬으로 종무식을 거행했다.

휴우. 사무실에서 지난 2주간의 강의를 찬찬히 복기하며 한숨을 길게 뽑아본다.



"아이들이 취업한 이후에 살아남지를 못해요. 힘들게 들어간 회사를 6개월에서 1년만에 때려친다니까."

단국대학교 SW디자인씽킹센터의 자문회의에 참석해 센터장님의 말씀을 듣고는 이렇게 답했다.

"지루~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마음먹고 지루~한 수업을 기획하였다.

고려와 조선 시대의 '독서토론' 수업인 경연經筵을 기본 구조로 취하고, 세종실록에서 사례를 가려 뽑아, 2주간 3회 9시간의 워크숍으로 구성하였다.

갑자기 맡게 되어 시간이 촉박하였지만, 여차여차 워크북도 제작하였다.

큰 주제는 '내 삶의 주인되기' !


애니메이션, 실록, 신문 기사 등을 함께 읽고, 자신의 해석과 느낌을 글로 쓰고 대화하며, 삶을 공유하길 바라며 2주간의 수업을 진행했다.

'나의 생각과 욕구가 가만 보니 내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에 갑자기 뒤통수가 서늘했다는 학생.

런저런 아는 척을 해대지만 실은 몸부림치고 있는 중이라 고백하며, 나 또한 근래의 내 삶을 함께 돌아볼 수 있었다.     

발 동동거리는 일정 속에서 이 수업을 맡게 되어, 더 탄실하게 준비하지 못한 아쉬움이 종종 올라왔지만, 그래도 나를 향해 끄덕 혹은 미소를 보내주는 이들이 있어 감사했다.


당초 이곳의 센터장님은 '미네르바 스쿨과 같은 코스를 만들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지혜의 여신인 미네르바의 어깨에는 올빼미가 앉아 있다.

헤겔이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녘에 날개를 편다'고 했던가?

난 헤겔을 잘 모르지만, 너무 어두워지기 전에, 아니 그 이후에라도 사람과 삶을 철학하는 일, 그것이 내 당면 과제라는 생각을 더불어 해본다.


Posted by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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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을 지향하는 초승달의 뾰족함.
갈등 그리고 성숙한 관계에 대해 생각해본다.


< 반달 >
- 윤극영
1.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2. 은하수를 건너서 구름 나라로
구름 나라 지나선 어디로 가나
멀리서 반짝반짝 비치이는 건
샛별이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



Posted by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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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러하듯 느즈막히 퇴근하며 1층 경비 아자씨께 목례를 했다.
무뚝뚝한 듯 그래도 눈을 맞추며 말씀하신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래, 그러고 보니 나 오늘 좀 수고했어.


낮에는 앞 사무실에서 씩씩하게 노크를 해왔다.
일전에 그 집에서 발산하는 소음 문제로 험악하게 얼굴을 튼 이후로, 오히려 인사하고 지내는 사이가 되었다.
며칠 전에, 여전히 소음이 들리나 물으시기에 쿠키를 드렸더니, 오늘 답례로 맛난 모싯잎송편을 주셨다.


어렸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는 강남 아파트에서도 위아래옆집끼리 음식을 나눠 먹었더랬다.
집에서 부침개를 부치면 으레 오마니는 이웃들에게 나를 보내셨고, 그들은 빈 접시로 돌려보내지 않았다.


우리는 연결돼 있다.
여전히.
표현법은 조금 다르겠지만.

Posted by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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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록공감 10_세종과 건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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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共享生生之樂, 세종실록 24년 1월 7일]

세종과 더불어, ‘나와 다른 당신’과 공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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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위 13년째 해인 1431년의 초가을. 세종이 고백합니다.


"내가 풍질風疾을 얻은 까닭을 경(비서 김종서)은 알지 못할 것이다. 저번에 경복궁에 있을 때 한창 더운 여름철이었는데, 한낮에 잠시 이층에 올라가서 창문 앞에 누워 잠깐 잠이 들었더니, 갑자기 두 어깨 사이가 찌르는 듯이 아팠는데 이튿날에는 다시 회복되었다. 그러더니 4, 5일을 지나서 또 찌르는 듯이 아프고 밤을 지나매 약간 부었다. 이 뒤로부터는 시도 때도 없이 발작하여, 어떤 때는 2, 3일을 지나고, 또 어떤 때는 6, 7일을 거르기도 하여 지금까지 끊이지 아니하여 드디어 묵은 병(숙질)이 되었다. 30살 전에 매던 띠[帶]가 모두 헐거워졌으니 이것으로 허리둘레가 줄어든 것을 알겠다. 내 나이가 33세인데 살쩍(관자놀이와 귀 사이에 난 머리털)의 터럭 두 가닥이 갑자기 세었으므로, 곁에 모시는 아이들이 놀라고 괴이하게 여겨 뽑고자 하기에, 내가 말리며 ‘병이 많은 탓이니 뽑지 말라.’고 하였다. 나의 쇠약함과 병이 전에 비하여 날마다 더욱 심해진다." (세종실록 13년 8월 18일)


강직성 척추염(척추관절염)으로 추측되는 ‘풍질’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 몸이 찌르듯이 아프고, 허리띠 구멍이 몇 개나 줄어들 만큼 살이 빠진데다, 갑자기 흰 머리가 생겨서 주변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30대 초반의 그는 쇠약해져 있었습니다.

그럴 수밖에요.

그는 13년간 한 국가를 책임지느라 ‘24시간이 모자라’게 살아온 걸요.


(세종은) 매일 사야(四夜, 오전 1-3시)면 (기상해) 옷을 입고, 날이 환하게 밝으면 조회를 받고, 다음에 정사를 보고, 다음에는 윤대輪對를 행하고, 다음 경연經筵에 나아가기를 한 번도 조금도 게으르지 않았다. (세종실록 32년 2월 17일)


위의 기사처럼, 세종은 깜깜한 새벽에 기상해서는 오전부터 회의, 보고, 면담 등 업무의 연속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게다가 세종 13년 당시, 명나라와의 외교 문제는 조선의 경제를 피폐하게 만들 위험성을 내포했고, 신하들은 뇌물 커넥션과 뒷배 봐주기 등 각종 비리로 얽혀 있었습니다.

심지어 비서라는 작자마저 그가 왜 아픈지 모르니, 이 고립무원孤立無援의 한 남자는 참 외롭습니다.


하버드 의대 연구팀의 조사에 의하면 국가통수권자는 일반인보다 노화 진행 속도가 빠르며, 심지어 수명이 약 3년 단축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대의 대통령들에게는 ‘대통령병’으로 불리는 ‘대통령 직무 스트레스’라는 직업병이 있습니다.

리더의 주요 덕목 중 하나가 바로 ‘자기 관리’입니다.

부족한 시간, 쏟아지는 업무, 중첩된 스트레스 속에서,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겠습니다.


* 참고문헌 :

1.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2. 미주중앙일보, 2015-12-16, 「서방 대통령·총리, 낙선자보다 3년 일찍 세상 뜬다」.

3. 신동아, 2009년 01월호, 「세종의 사인(死因)은 스트레스, 실명(失明)은 강직성 척추염 때문」.

4. 코메디닷컴, 2009-01-20, 「대통령 효과? 오바마 벌써 흰머리」.

5. 해럴드경제, 2016-12-24, 「개도 스트레스 받으면 ‘오바마’처럼 새치가 난다」.

6. SBS 뉴스, 2016-11-22, 「[취재파일] 대통령의 주름과 노화 속도」.


(사진 : SBS 뉴스)


Posted by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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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18에 강의한 세종 12년에 대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세종은 이 해에 세제개혁을 시도하여, 공법貢法이라는 새로운 전세田稅 제도를 도입하려 합니다.


기존에는 손실답험법(답험손실법)이라고 하여, 그해 농사의 정도를 답험관이 육안으로 조사하여 세금을 매기는 제도를 운용하였는데요.

답험관에 따라 세금이 들쑥날쑥한 폐단이 지적되어 왔습니다. 


이에 세종은 정액 세제인 공법으로 전환하려 하는데요.

즉시 공법을 도입하지 않고, 전국에 담당자를 보내 가가호호 방문 조사하도록 명합니다.

국내 최초의 여론조사로 기록된 사건이 이때 발생합니다.

 

"정부·육조와, 각 관사와 서울 안의 전직 각 품관과, 각도의 감사·수령 및 품관으로부터 여염의 가난한 백성에 이르기까지 모두 가부可否를 물어서 아뢰게 하라." 

(세종실록 12년 3월 5일)


여기에서 가장 혁신적인 것은 대상의 설정입니다.

대상을 사대부나 관직을 가진 자만이 아니라 일반 백성에게까지 넓히는, 어찌보면 현대 민주주의의에 가까운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5개월 후에 각 지방에서 조사 결과가 취합되어 보고가 올라옵니다.

전국 약 17만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찬성 95636, 반대 73451명 즉, 약 10:7의 비율로 공법 도입에 대한 찬성이 우세하였습니다


세종의 이 다음 행보가 또 흥미롭습니다.

공법 도입에 반대황희黃喜 등의 의논에 따르라고 명하였다는 점입니다(세종 12/8/10).

이에 따라, 공법을 도입하기보다 답험관의 선발, 평가, 관리의 방책을 보완하게 됩니다. (추후에 공법 도입을 재시도하기는 합니다.)


이처럼 세종은 의견수렴 과정에서 미리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포착하며, 의사결정의 과정 속에서 배제된 의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래서 제가 세종의 소통에 주목할 수밖에 없답니다.   


실록공감_공유_세종_12년_오채원연구소공감.pdf


Posted by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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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11 [실록공감-나와 세종을 실록하다] 시간에 강의했던 내용을 첨부합니다.

세종실록을 본격적으로 읽어나가기 전에 우선, 태종이 겪었던 일들을 간략하게 소개하였습니다.

'성군 세종'이 아닌, '인간 이도'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세종에게 영향을 준 인물인 아버지 태종을 소개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양녕에서 충녕으로 세자를 변경하고, 그 바로 두달 여 만에 왕이 교체되는 빠른 호흡의 사건과 인물 등을 다루었습니다.

1418년 스물 두 살의 젊은 왕 세종, 그리고 그를 왕으로 훈련시키는 태종의 입장에서, 그 한 해를 돌아보며 '열쇠말(키워드)'을 '통痛'으로 맺음하였습니다.

태종도 세종도 아픈 한해였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Posted by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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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가 한 연설이 화제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가장 잘 한 일이 미셸과의 결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예전부터 해왔었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그녀는 적시에 홈런을 때려줬다. 

그녀의 연설을 뉴스에서 토막토막 접하다가 전문을 찾아보니, 정치인이 아닌 나도 새기고 싶은 구절들이 여럿 있다.


"누군가가 잔인하게 타인을 괴롭힐 때, 그와 같은 수준으로 비열해져서는 안된다는 것을, 우리의 모토는 그들이 낮은 곳을 향할 때 오히려 높은 곳을 향하는 것임을 (딸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는 결코 쉬운 길을 선택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은 그의 삶에서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결코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힐러리 클린턴과 같은 지도자들은, 담대하고도 영예롭게,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 천장에 계속 돌진하여 균열을 내 왔습니다. 비로소 유리천장을 깨고 우리 모두를 끌어올려 주었죠."


나를 깎아내리는 이에게 나의 존엄성을 어떻게 보일 것인가, 주어진 소명을 나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다시 생각해본다.

아래에 연설의 한국어 번역 전문을 덧붙인다.


(사진 출처 http://goo.gl/xJHEFd)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제 남편이 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말씀드리기 위해 이 전당대회 자리에 처음 섰던 게 벌써 팔 년 전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군요. 그의 성격과 신념에 대해, 그의 품격과 품위에 대해 제가 무어라 말씀드렸는지 기억해보세요. 그가 백악관에서 이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동안 매일 보아왔던 것들이죠.

또 제 딸들에 대해서도 말씀드렸었죠. 그들이 얼마나 우리의 마음 깊숙히 존재하는지, 또 우리의 세계 중심에 존재하는지를요. 백악관에서의 시간 동안 그들이 명랑한 소녀에서 진중한 여성들로 자라나는 것을 보며 정말 행복했습니다. 워싱턴에 도착해 그 아이들이 새 학교에 처음 등교했던 그 날로부터 말이죠.

결코 잊지 못할 거에요. 어느 겨울날 아침, 전 일곱 살, 열 살 난 우리 딸들이, 총을 가진 커다란 남자들이 탄 검은 SUV로 달려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었어요. 그 아이들은 작은 얼굴을 창문에 바짝 가져다 대고 있었죠. 그때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건 하나 뿐이었어요. “우리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거지?” 그래요, 그 때, 나는 백악관에서의 시간들이 그 아이들이 어떤 사람이 될지 결정하는 토대가 될 것임을, 이 경험을 어떻게 잘 관리해나가느냐 하는 것이 이 아이들을 만들어갈수도, 부수어버릴 수도 있단 것을 깨달았던 거에요.

버락과 제가 우리 딸들을 스포트라이트 속의 비일상적인 생활 속에서도 이끌어주고 또 보호하려 노력하면서 매일같이 생각해왔던 것이에요. 어떻게 그들이 아버지의 시민권이나 종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지나갈 수 있게끔 할 수 있을까? 어떻게 TV에서 공공연히 들리는 혐오 발언이 이 나라의 진정한 정신을 대변하지 않음을 말해줄 수 있을까? 어떻게 누군가가 잔인하게 타인을 괴롭힐 때, 그와 같은 수준으로 비열해져서는 안된다는 것을, 우리의 모토는 그들이 낮은 곳을 향할 때 오히려 높은 곳을 향하는 것임을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우리가 발음하는 모든 말들과, 우리가 취하는 모든 행동들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부모로서 우리는 그들의 가장 중요한 역할 모델이죠. 버락과 저는 대통령과 영부인으로서도 같은 접근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우리의 말과 행동들은 비단 우리 딸들 뿐 아니라, 이 나라의 모든 아이들에게 영향을 끼치니까요. “TV에서 당신을 봤어요. 학교에서 당신에 대한 리포트를 썼어요.” 라고 말하는 아이들 말이죠. 남편에게 “내 머리도 아저씨 머리랑 똑같나요?”라고 물어보던 바로 그 때 그 희망으로 눈이 초롱초롱했던 흑인 꼬마 소년처럼 말이죠.

실수해선 안 됩니다. 다가오는 11월에, 우리가 투표소에서 결정해야 할 건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냐, 좌파냐 우파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뇨, 이번 선거는, 또한 모든 선거는, 다가올 사 년, 혹 팔 년의 시간동안 누가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빚어갈 힘을 갖게 될지를 결정합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그런 책임에 있어 저는 단 한 사람만을 신뢰하기에, 단 한 사람만이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증명되었다는 것을 믿기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리의 친구, 힐러리 클린턴입니다.

저는 이 나라를 이끌어갈 사람으로서 힐러리를 신뢰합니다. 그는 평생을 이 나라의 아이들을 위해 헌신해왔습니다. 훌륭하게 양육해낸 그 자신의 딸 뿐 아니라, 대변자를 필요로 하는 모든 아이들을 위해서 말입니다. 갱단을 피해 긴 길을 돌아 학교에 가야 하는 아이들. 대학에 갈 형편이 될지를 걱정하는 아이들. 부모님이 영어는 쓸 줄 몰라도 더 나은 삶이란 꿈을 가진 아이들. 스스로 어떤 존재가 될 수 있는지를 결정하기 위해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서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힐러리는 수십 년간 그들의 삶에 진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보상받기 힘든 일을 끈질기게 계속해 왔습니다. 젊은 변호사로서 장애 아동들을 변호해왔죠. 영부인으로서 아이들의 건강보험 문제를 위해, 상원의원으로서 더 나은 아동 보육 제도를 위해 싸웠습니다. 8년 전 그는 후보로 지명되지 못했지만, 화를 내거나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힐러리는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진정한 공인으로서, 힐러리는 그것이 자신의 개인적인 열망이나 실망보다 훨씬 큰 것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다시금 자랑스럽게 앞으로 나와 국무장관으로서 이 나라에 봉사했으며, 우리의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하여 세계를 돌아다녔습니다.

그리고 보십시오, 업무가 과중하다, 공직에 봉사하는 댓가가 너무 크다, 외모가 어떻고 말하는 게 어떻고, 심지어 웃는 게 어떻고 하며 조목조목 비판당하는 게 너무 피곤하다 할 순간들이 힐러리에게 얼마나 많았었는지를요. 제가 힐러리를 가장 존경하는 점은, 그가 결코 그런 압력에 굴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는 결코 쉬운 길을 선택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은 그의 삶에서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결코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제가 제 딸들과 또 모든 아이들을 위해 필요한 대통령상에 대해 생각할 때, 바로 그것이 제가 원하는 것입니다. 전 굴하지 않을 검증된 힘을 가진 사람을 원합니다. 대통령의 일에 대해 잘 알고 또 엄숙히 수행할 사람. 대통령이 마주할 문제란 흑백 논리로 재단할 수 없으며, 140자로 압축할 수도 없다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을요. 당신의 손가락 끝에 핵무기 코드가 있고 당신에게 군 지휘권이 있다면, 결코 섣불리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되겠죠. 민감하거나 과격해서는 안 될 것이구요. 침착하고 심중하며 많은 정보를 꿰고 있어야 해요.

전 공공을 위해 봉사해온 대통령을 원합니다. 그가 해왔던 일들이 우리의 아이들에게, 우리가 자신의 명예와 부만을 추구하지 않음을, 모두가 함께 성공할 기회를 갖기 위해 싸우고 있음을 증명할 사람이요. 우리가 힘들  때조차도, 우리보다 힘든 사람이 있음을 알기에, 신의 은총이 없었다면 나 또한 그리 될 수 있었음을 알기에,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눌 것임을 증명할 사람을요.

전 우리의 아이들에게, 이 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중요하단 걸 가르쳐줄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합니다. 우리의 건국자들이 추구해온 이상을 진실로 믿는 대통령을요. 우리는 모두 평등하게 창조되었고, 위대한 미국의 이야기의 중요한 구성원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위기가 닥쳤을 때도, 우리는 서로에게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는 걸 말입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귀기울일 겁니다. 서로에게 기댈 것입니다. 우린 늘 함께이기에 강해져왔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힐러리 클린턴이 바로 그런 대통령이 될 것임을 알고 있기에, 오늘밤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게 바로, 이번 선거에서, 제가 그를 지지하는 이유입니다.

아시다시피, 힐러리는 대통령이란 자리는 하나, 유일한 단 하나를 위한 자리임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더 나은 무언가를 물려주는 것입니다. 우린 늘 그렇게 이 나라를 진보시켜왔습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우리 아이들을 키워왔습니다. 스포츠 팀을 지도하고, 일요일 학교반을 가르치기 위해 자원봉사에 나섰죠.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선 마을 하나가 필요하단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인종과 종교를 불문하고, 자유라는 은총을 물려주기 위해 유니폼을 입고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는 영웅들이 있었습니다.  달라스의 경찰관들과 시위대들은 모두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필사적으로 지키려 했습니다. 올랜도에서 사람들은 그 클럽에 있던 것이 자신의 아들딸일 수도 있었음을 알았기에, 헌혈을 위해 줄을 늘어섰습니다.

팀 케인과 같은 지도자들은, 품위와 헌신이 무엇인지를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과 같은 지도자들은, 담대하고도 영예롭게,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 천장에 계속 돌진하여 균열을 내 왔습니다. 비로소 유리천장을 깨고 우리 모두를 끌어올려주었죠.

이것이 바로 이 나라의 이야기입니다. 오늘밤 절 이곳으로 이끈 이야기입니다. 여러 세대에 걸쳐 사슬의 아픔, 예속의 치욕, 분리 차별의 고통을 겪었으나, 투쟁하고 소망하기를 멈추지 않았으며 필요한 일들을 해왔던 이야기입니다. 오늘날, 저는 매일 아침 노예들에 의해 세워진 집에서 일어납니다. 그리고 제 딸들, 두 명의 아름답고 지적인 흑인 여성들이, 백악관의 잔디밭에서 강아지들과 놀아주는 걸 바라봅니다. 그리고 힐러리 클린턴 덕분에, 제 딸들은, 우리의 모든 아들들과 딸들은, 여성이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음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누군가가 이 나라가 위대하지 않으며,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세요. 왜냐하면 바로 지금,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이니까요. 제 딸들은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전 바로 그런 진실에 합당한 지도자를 원합니다. 제 딸들과 우리의 모든 아이들을 위한 약속에 어울리는 지도자를 원합니다. 매일을 사랑과 소망과, 우리 모두의 자녀들을 위한 큰 꿈에 의해 인도받을 지도자를 원합니다.

그러니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가만히 앉아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기를 바랄 수는 없습니다. 피곤해하고, 좌절하고, 냉소적으로 굴 여유가 없습니다. 지금부터 11월까지, 우리는 8년 전, 그리고 4년 전 했던 일을 다시금 해내야 합니다. 모든 문을 두드려야 합니다. 모든 표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열정과 힘, 이 나라를 향한 사랑의 마지막 한 푼까지 모두 쏟아내어 힐러리 클린턴을 미합중국의 대통령으로 뽑아야 합니다.

일을 시작합시다. 모두 고맙습니다. 신의 축복을. 


* 한국어 번역문의 출처 http://goo.gl/WzRiLC 


* 영어 전문 및 동영상 http://goo.gl/xJHEFd

Posted by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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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을 물리고 친척들이 다 돌아간 후, 부모님은 '극장 구경'을 가셨다.

많은 집들이 그러하겠지만 아빠와 엄마는 영화 취향이 다르다.

아니, 취향을 논하기 전에, 아빠는 영화에 별 관심이 없다.

종종 혼자서도 극장에 갈만큼 영화를 좋아하시는 엄마를 따라, 아빠는 대체로 1년에 한 두 번 명절 때나 의무방어전으로 떼우신다.

그렇게 끌려가신 아빠는 영화 상영 내내 상모를 돌리고, 엄마는 그런 아빠가 이제는 창피하지도 않은 것 같더라.


그나마 요즘에는 극장 동행이 뜸하시기에 지난주에 살살 군불을 지폈다.

"연휴도 긴데, 두 분이 영화 보러 안 가세요?"

"그러게. 오랜만에 영화 보러 갑시다~"

(아빠는 자체 음소거)

그래, 서프라이즈로 영화 예매를 해드리자!

어떤 영화가 좋으려나~?


엄마는 <쎄시봉>을 원하셨지만, 아빠는 <국제시장>에 그나마 관심을 보이시더라는 정보를 입수했다.

"<쎄시봉>은 나중에 나 혼자라도 보고 오지뭐~"

그렇게 두 분은 서로서로 절충하여 '극장 구경'을 다녀오셨다.

취향, 가치관, 소통법 등 많은 것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오랜 세월을 함께 산다는 것.

포기와 인정, 배려와 희생 그 사이 어디엔가 두 사람이 서 있기에 가능한 것일까?

한때는 엄청나게 투쟁을 했을 그들일진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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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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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즘, 세종이 어떻게 마음 챙김을 했고, 어떻게 소통을 했고, 어떻게 주변인들과 선한 영향력을 주고 받았는지에 대한 강의를 많이 합니다.

주로 실록 속에서 이야기들을 발굴하여, 교육생 분들과 소통하는 강의를 추구합니다. 

제 자신이 학창 시절에 역사, 세계사, 국사 과목을 즐기지 않았던 터라, 편안하게 스토리를 들려드리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지요. 

강의 문의를 주시는 분들을 위해 안내서를 첨부합니다.


1. 세종의 셀프리더십

2. 세종의 가족 소통 이야기

3. 세종의 소통리더십


세종리더십_셀프_소통_가족_오채원연구소공감.pdf


Posted by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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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위한 전공 선택, 득인가 실인가?>를 주제로 하여 펼쳐진 경남대학교와 한양대학교 학생들간의 토론을 심사했습니다.
제게도 많은 공부가 되었던 프로그램인데 이날이 마지막 출연이라 아쉬웠답니다.

그간 언론학 전공자로서 토론을 공부하고 심사위원으로 활동해왔지만, 본 프로그램의 출연은 제가 앞으로 달려갈 길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 귀한 기회였습니다.
그간 저를 위해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또 제 자신에게는 화이팅을 보냅니다^^

 



(위로부터 스투디오 전경, 함께 출연하셨던 철학자 탁석산님, 초대MC 이동학씨)




(영상이 구동되지 않으면 아래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http://goo.gl/WgfHZT



Posted by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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