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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채원연구소공감]대표 :: 세종이야기꾼 :: 실록연구자 :: 소통 디자이너 :: 010-8014-7726 :: chewonoh@gmail.com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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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 (『論語(논어)』 「學而(학이)」).
보통은 '근본이 수립되면 도가 생긴다'로 해석하지만, 나는 '근본을 수립하면 길이 열린다' 로 해석하고 싶다.
나의 됨됨이, 공부를 치열하게 닦아가면, 불안했던 인생길이 어느새 명확해지고, 그에 따라 삶의 행복도도 높아진다는 공자의 충고가 아닐까.
결국, 나의 마음과 학문을 닦는 것은 나를 위함[위기지학(爲己之學)]이다.
그저 모든 것이 감사한 오늘.


Posted by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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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학同學들과 논어論語를 공부하고 있다.

그 사이에 주워들은 것이 좀 생긴 덕인지 2012년의 강독 때보다, 무식한 오채원을 비교적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나의 발견은 예상치 못한 보너스.

공자孔子와 제자들 간의 대화, 이에 대한 정자程子와 주자朱子의 해석, 그리고 그 밑에 깔린 철학, 한자에 담긴 스토리텔링을 접하노라면, 마치 슴슴한 천연발효 깜빠뉴를 씹는 것 같이, 재미 없으면서 재미지다.

20대에서 60대를 아우르는 동학들의 흥미로운 표정을 둘러보며 '대중강연에서 이 내용들을 풀어놓으면, 우리처럼 좋아들 하지는 않겠지?' 생각하다 갑자기 섬뜩했다.


어쩌면 우리는 현실도피 중인지도 모르겠다.

시끄럽고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성현의 정도正道에 대한 말씀을 듣다보면 유토피아에 와 있는 것 같다. 

게임, 도박, 음주처럼 인문학도 순간 우리를 다른 세상으로 보내는 것이다.

그래도 게임, 도박, 음주와는 비교도 못할만큼 건전하지 않냐고?

그들은 양심의 저촉을 받으니, 취해 있다가도 정신이 돌아오면 자신을 반성할 수 있다.

하지만 인문학은 우리 마음 속에서 떳떳하게 작용하여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게 한다.


우월감을 경계해야겠다.

세상이 인문학 열풍이라고 떠들어대니, 나같은 초학자初學者에게도 세종식 소통리더십을 위시한 인문학 강의의 요청이 늘고 있고, 때때로 강의장에서 강의 쇼퍼shopper들을 만난다.

'적당히 달달하게 가공했지만 그래도 인문학은 인문학이니까. 나는 인문학을 공부(하는 강의장에 앉기는)한 지식인 내지 문화인이다.'

이는 인문학과 공부의 의미를 잃은 태도이다.

고전 맛 좀 보았다고, 명품 걸친 졸부처럼 우쭐대지 말자.


공부에 책임을 져야겠다.

겪어 보니, 리더십을 공부한 사람이 그 리더십에 문제가 많다.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를진데, 리더십 관련 책을 읽었다고 강의를 들었다고 연구를 한다고, 자신이 리더십을 갖추었다고 믿는 문제아들이 참 많더라.

리더십 공부를 하지 않은 사람은 리더인 척은 안 하니 차라리 낫다.

성현들도 누누이 강조하듯이 공부의 목적은 실행에 있다.

아는 것이 나라고 믿어, 공자와 나를, 세종과 나를 동일선상에 놓는 오만을 경계하자.


마지막으로 한 마디.
이 모든 이야기는 겉멋 든 인문학 초학자인 나의 양심선언 내지는 고해성사이다.
부디 어여삐 여겨주소서~


시문(詩文)을 읽는 공자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Posted by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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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방송까지 챙겨 보는 tv프로그램이 있다.
올리브tv에서 매주 목요일 밤에 방영하는 <한식대첩2>.
2인 1조로 팀이 구성되는데, 경북 '종부 자매' 팀(이천 서씨 양경공파 33대 종부), 북한 '전설의 요리사' 팀(무력부 고위 간부의 전속 요리사 출신), 전남 '떡갈비 명인' 팀(담양 '승일식당'&'절라도식당' 주인장), 충북 '백년 고서' 팀(100년 된 조리서 <반찬등속> 속의 음식을 재현하는 음식연구가) 등 전국 열 개 지역의 다양한 이력을 가진 이들이 경연을 펼친다.
여타 음식 경연 프로그램이 승부나 기교에 집중한다면, <한식대첩2>에서는 삶을 보여주어 때때로 속이 찡하다.

오늘, 네 개 팀이 벌이는 준준결승전에서 충북의 '백년 고서' 팀이 탈락했다.
조리학 및 한의학 박사이며 현 대학교 교수인, 40대 후반의 팀 리더가 소회로, 그간 내가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느꼈던 것을 이야기했다.
"세월은 그냥 가는 것이 아니더라."
학문의 배움은 그들보다 적지만, 현장에서의 몸으로의 배움이 긴 전남과 충남 팀에 존경을 보내며 떠났다.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노래 'Old and wise'처럼, 세월과 함께 영글어가는 지혜, 자신감, 여유 등을 나도 갖고 싶다.
"경서를 글귀로만 풀이하는 것은 학문에 도움이 없으니, 반드시 마음의 공부가 있어야만 이에 유익할 것이다.” [句讀經書, 無益於學, 必有心上功夫, 乃有益矣。] (세종 0/10/12)
Posted by 오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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