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사람.생각
죽어야 끝나는 일
오채원
2016. 4. 26. 17:54
"이노무 일은 왜 이렇게 맨날 많은지 모르겠어요. 잠 좀 실컷 잤으면 좋겠네."
눈을 반쯤 감은 딸을 배웅하는 오마니께서 말씀하신다.
"일이라는 건 죽어야 끝나는 거야."
공자와 증자처럼 뭐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나는 몸만 고단하다.
1. 曾子曰 士不可以不弘毅,任重而道遠。仁以為己任,不亦重乎?死而後已,不亦遠乎? (『논어(論語)』 「태백(泰伯)」)
증자께서 말씀하시길, 선비는 뜻이 원대하고 굳세지 않으면 안 되는데, (이는) 책임이 무겁고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자기의 임무를 인(仁)으로 삼았으니 또한 무겁지 아니한가? 죽은 후에야 멈추는 것이니 또한 멀지 아니한가?
2. 子曰 《詩》之好仁如此, 鄉道而行,中道而廢,忘身之老也,不知年數之不足,俛焉日有孳孳,斃而後已。(『예기(禮記)』 「표기(表記)」)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시』*를 지은 이가 인(仁)을 좋아하는 것이 이와 같구나. 도(道)를 향해 가다가 중간에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이 늙는 것도 잊은채, 나이가 부족한 것도 알지 못한 채, 매일 힘껏 부지런히 행하다가 죽은 후에야 그만두는 것이다.
*『시경(詩經)』 「소아(小雅)」 차할(車舝)의 구절 '高山仰止,景行行止。(높은 산을 우러러보며 큰 길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