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사람은 있다.
"한 시대에는 인재가 있기 마련이고, 그는 충분히 그 시대의 일을 성취해낼 수 있다. 그런데도 늘 옛사람들을 우러러보며 지금 사람들은 따라갈 수가 없고, 자질이 떨어져서 큰일을 하기에 역부족이라고만 한다. 이 역시 잘못이다. 대개 인재는 구하면 있다. 다만 구별이 쉽지 않고, 다 찾아서 쓰지 못하는 것이 염려스러울 뿐이다."
[一世之才。足以周一世之事。每仰古人爲不可梯級。而謂今人卑不足有爲。此亦過矣。蓋求之則有矣。而但慮區別未易。需用未盡耳。]
(정조正祖, 홍재전서弘齋全書卷 178, 일득록日得錄 18, 훈어訓語 5)
(일득록은 정조의 개인 문집인『홍재전서(弘齋全書)』에 수록된 부분으로, 日得錄이라는 말 그대로 하루를 반성하고 그날 얻은 깨달음을 기록한 정조의 일기이다.)
최근에 둘이 함께 길을 걷다가 옆 사람이 천 원짜리 지폐를 줍는 것을 보았다.
처음엔 신기하다가 그 다음엔 당황스럽다가 절망스럽기까지 했다.
나도 같은 길을 걸었는데, 나도 두 눈으로 앞을 보았는데, 나는 못 본 것을 내 옆 사람은 보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그리고는 휘둥그레진 내게 그 돈을 건넸다ㅎㅎ).
내게는 눈이 달려 있지만, '보는 눈'은 없는 것이다.
나는 눈 뜨고도 얼마나 많은 부, 기회, 사람을 놓쳤을까?
정조께서도 말씀하셨듯이, 국가와 기업에서는 인재가 없다고 하소연한다.
사실, 인재는 있지만, 그를 알아보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리더가 없는 것 뿐이다.
우리는 주변에 좋은 사람이 없다고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작은 욕망에 가리워진 내 눈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 뿐이다.
눈 씻고 귀 열고 레이다를 촤악 펼치고 주변을 둘러봐야지.
좋은 사람을 찾았다면 그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다가가야 할 것이다.
만약 내 힘만으로 관계의 발전 혹은 개선이 힘들다면, 주변에 도움을 청하고.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쟁취한다'는 말은 남성이 여성에게 어필할 때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