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유통분流通分

우리 말과 글이 있는데 왜?

오채원 2017. 9. 4. 13:00

우리네 사자성어에는 다양한 생성 갈래가 있다.

그 많은 수가 동아시아의 역사, 종교, 철학 등에서 유래한다.

예를 들어, 불교(중국화된 인도 불교겠지만)의 인과응보報, 야단법석席, 아비규환喚 등을 들 수 있다.

뭐니뭐니해도 중국산이 가장 수가 많을 것이다.

각주구검刻舟求劍, 우공이산愚公移山, 청출어람靑出於藍 등은 '상식'으로 분류되는 사자성어들이다.

우리 역사에서 유래한 사자성어들도 있다. 

홍익인간弘益人間, 함흥차사使 등이다.


우리의 속담을 사자성어로 만든 것들도 있다.

'호사유피虎(인사유명)'가 무슨 뜻일까?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그리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아전인수我田引水'는?

 -제 논에 물 대기

'오비삼척吾尺'은?

 -내 코가 석 자


한글이 없던 시절에 우리 속담을 한자로 '번역'해놓은 사자성어.

굳이 지금도 그것을 사용하는 이유는 '있어빌리티', 즉 허영 때문이 아닌가?

이는 훈민정음 반대상소를 올린 최만리와 다르지 않은 문화사대주의 아닌가?

실록을 읽다가, 세종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본의를 생각해본다.


(모든 사자성어, 고사성어를 우리 말로 풀자는 주장이 아니다. 속담은 본래 우리 말에서 출발했기에 우리 글로 오롯이 담는 것이 옳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