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공감 - 나와 세종을 실록實錄하다
[실록공감-나와 세종을 실록實錄하다] 세종 9년에 대한 강의
오채원
2017. 8. 19. 19:43
지난 6/27에는 세종 9년을 함께 읽었습니다.
이날 강의 내용에는 명나라 조공 및 사신의 횡포, 양녕대군으로 인한 논쟁, 황희의 사위인 서달徐達의 살인 및 그 조작 등 굵직한 사건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집현전응교集賢殿應敎 권채權採의 잔혹한 행적과 관련된 세종의 언급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권채는 "시문詩文을 다 잘하여 문형文衡을 받아 왔다"(세종 20년 5월 10일)고 평가를 받을 만큼 당대 최고의 문장가이며, 세종의 총애를 받았던 인물입니다.
그의 정부인은 심한 투기로 첩인 덕금을 동물 이하로 학대했고, 권채는 이를 알면서도 방관했지요.
거의 시체에 가까운 덕금의 모습이 우연히 발각되었고, 그 처리 문제로 인해 논쟁이 일어납니다.
이에 대해 세종이 말씀하시지요.
"임금의 직책은 하늘을 대신해 만물을 다스리니, 만물이 그 처소를 얻지 못하여도 대단히 상심할 것인데 하물며 사람일 경우야 어떻겠는가[人君之職, 代天理物, 物不得其所, 尙且痛心, 況人乎]. 진실로 차별없이 만물을 다스려야 할 임금이 어찌 양민良民과 천인賤人을 구별해 다스릴 수 있겠는가.” (세종실록 9년 8월 29일)